그리스도 오상회(Five Wounds Institute)는 천주교 신앙의 유산과 전통을 보존하기 위함과 더불어, 기도와 희생으로 자신과 다른 이들의 죄 그리고 특히 교회 안팎에서 벌어지는 신성모독을 속죄하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2천 년 전, 우리 주님께서는 종도 성 베드루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나 또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루라. 나 이 반석 위에 내 성교회를 세울 것이매, 지옥문이 쳐이기지 못하리라”(마테오 복음 16,18). “시몬아, 시몬아, 문득 사탄이 너희를 흔들기를 마치 밀을 까부르는 듯이 하려 하여 구청하였으나,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구하여 하여금 네 신덕이 핍진치 아니케 하였으니, 너 회두한 후에 너의 형제들을 견고케 하라”(루까 복음 22,31-32).
천주의 이러한 약속에 따라 지난 세월 동안 성교회는 “한 우리 되고 한 목자 되리라”(요왕 10,16) 하신 말씀 그대로, 핍진치 아니하는 베드루의 신덕을 지닌 최고 목자 아래 하나의 믿음, 하나의 교회를 이루어 왔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지상의 교회가 처한 현실이 항상 평화로웠던 것은 아닙니다. 교회는 그 시작부터 유대인들과 이교 로마의 박해를 견뎌야 했으며, 제국의 종교가 되고 난 후에도 안에서는 이단이 들끓고 밖에서는 외세의 침략으로 숱한 위기를 겪곤 하였습니다. 때로는 성직자들까지도 교리적, 도덕적으로 타락하여 부패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교회는 승리를 약속받았으나 이 땅의 교회는 아직 전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교회는 신전지회(神戰之會, Ecclesia militans), 단련지회(段鍊之會, Ecclesia poenitens), 개선지회(凱旋之會, Ecclesia triumphans), 이 셋으로 구분되며, 신전지회는 여전히 전장 가운데 있는 이 땅의 영혼들을, 단련지회는 연옥의 영혼들을, 개선지회는 천주를 뵈오며 이미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 천당의 영혼들을 가리킵니다. 신전지회에 속해있는 우리는 아직 삼구(三仇), 즉 육신과 세속과 마귀라는 세 원수와의 전투 도중에 있습니다.
지난 2천 년의 역사 동안 교회에는 언제나 위기가 찾아 왔다고는 하지만, 지난 반 세기 동안의 교회는 완전히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해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수많은 오류와 이단으로 교회가 혼란스러웠던 때에도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무엇을 믿어야 하고 무엇을 실천해야 할지가 명확했으나, 오늘날 대부분의 천주교인들은 무엇을 믿어야 하고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자들이 혼란과 추문, 오류와 악 가운데 놓이는 작금의 사태에 있어서 주교들과 사제들의 탓, 심지어는 교황의 탓까지 크다는 사실입니다.
신학은 에큐메니즘과 근대주의, 종교 다원주의에 오염되었습니다. 미사 전례는 개신교화되었습니다. 영성은 은사주의에 물들었습니다. 수많은 영혼들을 고양시켜주었던 교회의 고색창연하고 아름다운 성미술은 근현대의 역겨운 아방가르드로 점차 교체당하고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스스로 천주교 신자라 자부하면서도, 과거 교회가 배척한 오류들, 심지어는 신앙의 진리에 모순되는 것으로 공공연히 단죄된 이단까지도 부지불식간에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에 참된 천주교 신앙이 무엇이고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데 있어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분석하는 것이 불가피하겠으나, 그것이 우리의 주된 목적은 아닙니다. 현대 가톨릭교회가 처한 이 신앙의 위기는 천주께서 허락하신 것이며, 선한 영혼들을 단련하시기 위함과 동시에 우리 자신의 죄를 징벌하시기 위함이기도 하다는 것이 이 상황을 식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조들의 신앙으로 진정 성화와 완덕에 다다르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주된 목적입니다
하여 오상회는 천주를 공경하고 영혼을 구하기 위해 힘쓰는 모든 교우들을 위하여 이 혼란스러운 시대에 진정한 피난처를 향한 길을 안내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 피난처는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오상(五傷),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다섯 상처입니다. 우리를 위한 사랑에 상처를 입으신 그리스도 외에는 우리에게 더 중요할 것이 없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하는 경
오흡다! 착하시고 지극히 달으신 예수여, 나 이제 네 면전에 엎디어, 마음의 지극한 열정으로 네게 빌고 또 간청하옵나이다. 착하신 예수여, 이미 다위 선지자가 네게 대하여, 너 하실바 말씀을 예언하여 이른바 「내 손발에 구멍을 내고 내 뼈는 전부 세어 보았도다」하신 말씀을 목전에 두고,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열정과 애통함으로 네 다섯상처를 익히 보고 묵상하는 이때에, 신, 망, 애 삼덕의 치성한 정과 내 범한 죄를 뉘우치는 참다운 통회와 아울러 내 행위를 고치는 굳고 굳은 뜻을 내 마음 속에 박아 주소서. 아멘.
EN EGO, o bone et dulcissime Iesu, ante conspectum tuum genibus me provolvo, ac maximo animi ardore te oro atque obtestor, ut meum in cor vividos fidei, spei et caritatis sensus, atque veram peccatorum meorum paenitentiam, eaque emendandi firmissimam voluntatem velis imprimere; dum magno animi affectu et dolore tua quinque vulnera mecum ipse considero ac mente contemplor, illud prae oculis habens, quod iam in ore ponebat tuo David propheta de te, o bone Iesu: Foderunt manus meas et pedes meos: dinumeraverunt omnia ossa mea. Amen.